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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rshom240

Sibelius Violin Concerto 정경화 Jean Sibelius : Violin Concerto in D Minor, Op.47 _ 정경화 / Andre Previn /LSO _ Decca 요정들의 음악 소리를 따라 숲으로 들어간다. 여자는 검은숲 속 깊은 곳 하얀 눈 위에서 바이올린을 연주를 하면 나무와 바위도 그 연주를 따라 춤춘다는 자주색 옷의 마녀 소문을 들었다. 그 소리를 직접 듣고 싶어 마음을 단단히 먹고 숲으로 향한다. 이끼 가득한 바위를 넘고 안개 자욱한 호수를 지나 걷고 걸어도 하얗게 쌓인 눈, 검푸른 나무의 그림자만 이어지는 거대한 겨울의 숲. 오케스트라의 눈보라 사이로 끊어질듯 이어지는 바이올린 소리를 따라 얼마나 걸었을까. 나무가지에 걸리고 바위에 쓸린 상처에서 피가 흘러 하얀 드레스가 붉게 물들어 버리는것도 모른채 일렁.. 2012. 1. 15.
주여 우리를 구원하소서.. Parce mihi domine _ Officium _ Jan Garbarek / Hilliard Ensemble 의자에 편안하게 앉아서 담배를 피워본게 언제였던고.. 언제나 건물 구석진 곳에서 뻑뻑대며 니코틴을 흡입하듯 들이마셔야 했는데. 오늘은 아무도 없는 사무실 창가에 앉아서 재떨이 가져다 놓고 정식으로 담배를 피웠다. 손가락 사이에서 빠져나간 연기가 창을 통해 회색 공기와 섞이는 모습을 계속 바라보는 동안. 아련한 합창소리와 날카로운 색소폰 소리도 섞여서 뒤통수로 들어와 정수리 근처를 빠져나간다. CD 틀어놓고 김근태 선생을 생각하며 담배 한 대 피웁니다. 2011. 12. 31.
김근태 선생... 김근태 선생 1947년 2월 14일 ~ 2011년 12월 30일 하나님께서 당신의 눈물을 닦아주시고 상처를 쓰다듬으며 위로해 주시겠지요. 언제일지는 모르겠지만 저도 당신이 계신 곳으로 가게 될겁니다. 그렇게 되길 간절히 바랍니다. http://www.ddanzi.com/blog/archives/54073 2011. 12. 30.
어쨌든 지중해 근처에서 서성인 휴가.. 휴가 마지막 날. 카메라타나 다녀올까 생각하며 마루에 잠깐 누워 있는데 눈에 들어온 책장속 하루키의 먼 북소리. 아무 생각없이 꺼내서 훑어 보다가 정신 차려보니 시계가 벌써 한 시. 귀찮게 뭘 나가려구.. 등짝을 붙드는 따땃한 마루바닥 때문에 한참을 망설이다가. 오늘은 마루와 함께 하기로 작정했는데 이번엔 음악이 문제. 장대건을 먼저 들을까, 줄리안 드림과 존 윌리암스를 먼저 들을 것인가로 또 망설이다가. 장대건으로 결정하고 커피를 끓일까 나가서 사올까 하는 문제로 또 망설이다가. 그냥 집에서 끓인 커피 마시며 먼 북소리를 읽다가 책상 위에 있는 김훈 선생의 공무도하를 발견. 먼 북소리를 계속 읽을것인가 원래 읽으려고 마음 먹었던 공무도하를 읽을 것인가 생각하며 망설임. 부유하듯 흐르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2011. 12.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