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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

휴가 마지막 날 낮잠 _ Goldberg Variationen

by gershom 2012. 8. 15.


Goldberg Variationen_Aria mit verschiedenen Veranderungen BWV988

Dmitry Sitkovetsky_violine,Gerard Causse_viola, Misha Maisky_violincello _ Orfeo,1984


골드베르크 변주곡'이라는 속명은 후세에 붙어진 것이고, 원제는 '2단 건반 클라비어를 위한 여러 변주곡을 가진 아리아'이다. 이 곡은 요한 세바스티안 바흐가 작곡한 많은 음악들 가운데서도 단연 빛나는 위대한 작품이다. 뛰어난 연주가이기도 했던 바흐는 건반악기를 위한 곡들을 많이 작곡했다. 여기서 '피아노'라고 하지 않고 굳이 '건반악기'라고 표현한 것은, 당시는 '클라비어(또는 '쳄발로'나 '하프시코드' 또는 '하프시침발')라는 악기를 위해 작곡했기 때문이다. 어쨌거나 이 악기는 피아노의 조상격으로 지난 시대의 것이다. 그래서 지금은 이 곡을 피아노로 치는 경우가 더 많긴 하지만, 당시의 소리와 느낌을 되살려 쳄발로로 연주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 곡의 제목을 보면 곡의 느낌과 관련이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처음에는 헤세의 소설 '나르치스와 골드문트'가 연상되기도 했고 무소르그스키의 '전람회의 그림'중에 나오는 돈 많은 남자 골덴베르크가 떠오르기도 했다. 그러나 정답은 좀 싱겁다. 당시 요한 골트베르크라는 쳄발로 연주가가 바흐에게 자신의 연주를 위해 곡을 의뢰했던 것이고, 그런 단순한 연유로 곡의 이름이 붙여졌다. 당시 요한 고틀리프 골드베르크(Johann Gottlieb Goldberg, 1727~1756)는 자신이 봉직하고 있던 카이저링크 백작(그는 바흐와 골드베르크 모두의 후원자였다)를 위해 매일 저녁 클라비어를 연주하고 있었다. 백작은 불면증으로 고생을 하고 있었는에, 매일 밤 골드베르크의 연주를 들으면서 잠을 청해야 했다. 요즘말로 하자면 음악치료 같은 것이었다. 그래서 새로운 곡이 더 필요했던 것이다... p96  내가 사랑하는 클래식_박종호_시공사

..그런데 잠을 자기 위해 이 곡을 작곡했다는 이야기들은 다 뻥...그런 얘기가 있긴 있었지만 사실이 아니라고... 쳄발로 쟁쟁거리는 소리 들으며 주무신 것이 사실이라면 정말 대단한 신경을 가진 사람이 아닌가. 하지만 골드베르크 변주곡을 현으로 연주한다면 얘기가 좀 달라진다. 바이올린과 비올라, 첼로가 연주하는 음반을 틀어놓고 책 읽다보면 스르르 낮잠으로 빠져든다. 휴가의 마지막 날 비 때문에 어디 나가지도 못하고 소파에 누워 빈둥대다가 백작처럼 낮잠자다 깨보니 벌써 저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