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취미

미련 _ 봄.여름.가을.겨울 / 신중현

by gershom 2012. 8. 12.


미련 _  봄.여름.가을.겨울. _ A Tribute to 신중현


未練.

25년 전. 생전 처음 듣는 리듬의 어쿠스틱 기타와 베이스의 경쾌한 유니즌 멜로디가 흘러 나오는 레코드 가게로 들어가 홀리듯 이들의 첫 앨범을 샀다. 사람들이 이들 2집 타이틀을 듣고는 리오 펑크를 표절 했다고 욕해도. 오디션 프로그램에 나와서 되지도 않는 말로 손가락 오그라들게 만든다고 비난해도. '거리의 악사'를 처음 들었던 그 때부터 봄.여름.가을.겨울.은 내게 최고의 밴드다. '미련'은 신중현 선생 헌정앨범 중 첫번째 CD의 다섯번 째 수록곡. 마치 신중현씨가 봄.여름.가을.겨울.을 위해 곡을 만들어 준 것 처럼 완벽한 해석과 편곡, 연주가 끝내준다. 소리를 제대로 담기 위해 미국에 가서 녹음하기도 하고 유럽의 어느 고성을 빌려 녹음하기도 했던 사람들 아니던가. 돌아가신 장현씨의 목소리와는 또 다른 애틋함과 그리움이 느껴지는 김종진의 읊조리듯 느린 목소리와 블루지한 기타, 정교한 전태관의 드럼. 이 곡과 김목경씨의 '빗속의 여인'만으로도 이 음반은 내게 최고의 앨범이다. 


그리고 破鏡.

18년의 시간. 함께 노부모 공양하고 아이를 키웠다. 꽃다웠던 시간은 흘러갔고 이파리 색깔 조금씩 빠질 무렵. 갑자기 찬바람이 불고 말았다. 아니, 갑작스러운건 아니지. 이미 알고있었는지도. 하지만 어찌 할 방도가 없다. 나중에 맞춰보자 했던 거울 한 쪽이 깨져버리고 말았다. 그리고 남은 한 쪽의 거울. 1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거울조각을 버리지 못하고 자꾸 꺼내보는 미련한 마음이 바로 미련이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