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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

일요일의 마음

by gershom 2012. 1. 24.

일요일의 마음 _ 이남호 _ 생각의나무

낑낑대며 앰프에서 선을 따와서 아이팟에 연결하고  김광석의 노래를 틀은 다음 볕 드는 창 옆에 쪼그리고 앉아 이남호 교수의 책 일요일의 마음을 펼쳤다.  아무리 찾아봐도 눈에 띄질 않아서 며칠을 검색해 중고로 구입한 책. 한번에 읽지 않고 조금씩 조금씩 아껴가며 읽느라 몇주가 걸렸다.
 

마침내 그곳에 도착했다. 내가 사랑하는 큰 나무는 푸른 궁륭이 되어 있다. 그 주위엔 큰 나무 왕의 신하들 같고 백성들 같은 작은 나무들이 연두색 비단 휘장이 되어 사방을 둘러치고 있다. 나는 시원한 샘물로 땀과 갈증을 씻고, 큰 나무의 푸른 궁륭아래 매트리스를 깔았다, 누우니 눈앞에 새로운 화면이 펼쳐진다, 나뭇잎들은 기억속의 푸른 새떼가 되어 고요하게 하늘을 뒤덮고 있다, 나뭇잎 사이로 언뜻언뜻 보이는 눈부신 하늘 조각들은, 마치 밝은 별빛처럼 부드럽게 나의 눈을 찌른다. 푸른 새 떼들의 사소하고 고요한 움직임들이 오히려 평화로음을 짙게 만든다. 어디서 날아 왔을까? 가까운 곳에는 꽃나무가 없는데도 붉은 꽃잎이 한 점 날린다. 착시인가 했는데 조금 있으려니 또 한 점 날린다. 어린 나뭇잎도 문들 바람의 여울을 타고 떠내려간다. 나는 내가 있는 곳이 어디인지 점점 잊어간다. p28. 북한산의 오월 中

이런게 바로 일요일의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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