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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

시대의 증언자 쁘리모 레비를 찾아서

by gershom 2011. 12. 26.

시대의 증언자 쁘리모 레비를 찾아서 _서경식 / 박광현 _ 창비

프리모 레비 생환 22년후. 자신이 수용되었던 아우슈비츠의 화학공장 부나에서 일하던 뮐러라는 독일인을 우연히 찾게 되어 편지를 보낸 뒤 받은 답장은 "당신의 책을 읽고 '감동'받았으며 '과거를 극복'하기 위해 만나기를 청"하는 내용.. 

그는 첫 편지에서 과거의 극복에 관해 썼다. 나는 그 후에 이것이 오늘날 독일의 상투적인 문구, 완곡한 어법이며 넓게는 나찌즘의 속죄라고 이해된다는 것을 알았다. 하지만 나는 그 말에 포함된 어간인 wält가 '지배, 폭력, 강간'이라는 말로도 쓰이고, '과거에 폭행을 가하다'로 번역해도 그 본래의 의미에서 그다지 벗어나지 않는다고 믿는다. 하지만 그렇더라도 이렇게 상투적인 문구로 빠져나가는 편이 다른 독일인들에게서 보이는 흔하디흔한 둔감함보다 낫다. -p202

...일단 원수를 용서하고 사랑할 준비는 할 수 있지만, 그것은 개전의 태도를 확실히 보일 때, 즉 원수임을 포기할 때 가능하다고 밝혔다. 반대의 경우, 계속 원수로 존재하며 고통을 만들어내겠다고 고집할 경우에는 물론 용서해서는 안된다.

…현실에서는 무장집단이 존재했고 아우슈비츠를 만들었으며, 정직하고 무기력한 사람들은 그것을 위한 정지작업을 했다. 그 때문에 아우슈비츠에 대해서 모든 독일인에 그리고 인류 전체에 책임이 있으며, 아우슈비츠 이후 무기력한 것을 정당화할 수 없는 것이다. (프리모 레비/주기율 中) -p205


이에 대한 서경식 선생의 생각.
나도 뮐러와 같은 일본인을 자주 만난 적 있다. 일본에는 예전부터 그때는 ‘시대’가 좋지 않았고 ‘전쟁’은 천황도 이 ‘사실을 몰랐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 조선의 식민지 지배에 관해서는 일본이 아니었으면 러시아가 그렇게 했을 것이라며, 결과는 불행했지만 일본은 뒤처진 조선인을 일본인 수준으로 끌어올리려 했고, 그 ‘선의’는 인정해야 한다는 등의 주장을 편다... 
...게다가 그들은 당신도 또한 ‘앞을 향해(미래지향적으로)’살아가야 한다고 진지하게 충고한다. 도대체 어느 쪽이 ‘앞’이란 말인가?...(그들의)친절한 충고에도 불구하고 내 쪽이 설득되지 않을 것임을 알자, 신사적인 그들은 내심 기분이 상했더라도 더는 말을 하거나 하지 않는다. 하지만 적어도 마음속으로는 나에 대해서 구제하기 힘든 민족주의자라고 빗나간 결론을 내리고, 역시 명분에 연연하는 것이 조선인의 ‘민족성’이라고 단정하면서, 자신들의 괴상한 비교문화론적 해석에 대한 확신을 굳힌다. 또한 차별받는 자에게 흔히 있는 편협함 때문이기에 의젓하게 봐줘야 한다고 스스로에게 납득시키려고 한다.
-p206~209

이런 일본인 같은 한국사람들 요 몇 년간 바퀴벌레처럼 슬 슬 기어 나오던데.. 이젠 독일인과 유태인, 일본인과 한국인의 문제가 아니라 같은 한국인끼리 서로 말을 못 알아먹고 생각을 이해 못 하는게 문제... 더 큰 문제는 그 문제가 문제가 되어 더 큰 문제가 되는게 문제..도저히 해결될 기미가 안보이는 것도 또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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