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 마지막 날. 카메라타나 다녀올까 생각하며 마루에 잠깐 누워 있는데 눈에 들어온 책장속 하루키의 먼 북소리. 아무 생각없이 꺼내서 훑어 보다가 정신 차려보니 시계가 벌써 한 시. 귀찮게 뭘 나가려구.. 등짝을 붙드는 따땃한 마루바닥 때문에 한참을 망설이다가. 오늘은 마루와 함께 하기로 작정했는데 이번엔 음악이 문제. 장대건을 먼저 들을까, 줄리안 드림과 존 윌리암스를 먼저 들을 것인가로 또 망설이다가. 장대건으로 결정하고 커피를 끓일까 나가서 사올까 하는 문제로 또 망설이다가. 그냥 집에서 끓인 커피 마시며 먼 북소리를 읽다가 책상 위에 있는 김훈 선생의 공무도하를 발견. 먼 북소리를 계속 읽을것인가 원래 읽으려고 마음 먹었던 공무도하를 읽을 것인가 생각하며 망설임.
부유하듯 흐르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채도 낮은 글에서 강하고 선명하게 착색하는 김훈의 글로 갑작스런 이동이 어려워 또 한참을 어영부영.. 스르륵 잠이 들어버렸다. 망설이다가 휴가 다 지나갔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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