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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

진짜 아저씨 _ Wallander

by gershom 2013. 6. 30.

 

왈렌더 _해닝 만켈 원작 _ 케네스 브래너 주연_ BBC

 

스웨덴 작가 헤닝 만켈의 소설이 원작이라는데 읽어 보지는 못했다. 번역이 안되어 있는 걸로 아는데..
이혼하고 혼자사는 고집스런 중년의 독신 형사. 혼자 사는 아저씨 특유의 냄새포스가 철철 흘러넘친다.
무뚝뚝하고. 퉁명스럽고. 감정적이고. 여리고. 여린거 안들키려고 더 감정적이 되고. 더 퉁명스러워지고. 더 무뚝뚝해지고.
손에 묻은 잼 정도는 옷에 슥슥 닦아버리는 지저분한 형사 아저씨 커트 왈렌더. 쿠르트 발렌더? 드라마에선 왈렌더로 발음.
자켓 안 셔츠 한쪽은 늘 밖으로 삐져나와있는 그 나이대의 중년 아저씨를 연상하면 그게 바로 딱 왈렌더의 모습.
멋진 몸매. 화려한 언변. 방대한 지식은 물론. 싸움실력마저 출중한 TV속의 미국 형사들과는 좀 다른 모습이다.
영양 많은 재료로 만들었다며 딸이 가지고 온 음식은 맛 없다고 몰래 버리고 패스트푸드 사다 먹는 초딩 입맛.
몇미터만 달려도 헥헥대는 저질 체력의 소유자. 결국 쓰러져서 응급실 입원. 각종 성인병 진단까지 받는 중년.
사무실이건 집안이건 일에 빠져 사는 워커홀릭. 주위는 온통 너저분하게 만들고 절대 치우지 않는 지저분한.
그러다보니 주로 의자에 앉아서 잠들기 일쑤. 심지어 살인사건 현장에서마저 입 헤 벌리고 잠들기도 하는 무신경.
이혼한 아내와 장성한 딸과 자신을 인정하지 않았던 아버지 사이에서 번번히 실수하고 후회하는.
꼬여가는 삶속에서 허우적대지만 어디서부터 어떻게 풀어야 할 지 알지 못해 좌절하는.
사건 현장에서 비니루에 들어있는 증거물 손에 들고 피해자 불쌍하다고 훌쩍대는 감상적인.
어쨌든 포기하지 않고 사건을 끝까지 물고 늘어져 마침내 사건을 해결해내는 우직한 아저씨.
이 아저씨의 사는 꼴 보다 보면 내 모습이 그 위에 겹쳐지는게 아주 자연스럽네.



스웨덴 원작. 영국 제작. 스웨덴 올 로케이션. 드라마내용도 내용이지만 화면 하나하나가 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