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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

아무도 대답하지 못한 질문 _ 이것이 인간인가?

by gershom 2013. 6. 9.


이것이 인간인가 _ 프리모 레비 / 이현경 _ 돌베개


뚜껑문이 열렸고 남자의 몸이 무시무시하게 덜렁거렸다. 

악대가 다시 연주를 시작했다. 

우리는 숨을 거두기 전 마지막으로 전율하는 사람 앞으로 열을 지어 다시 행진했다. 

교수대 밑에서 SS대원들이 무심한 눈으로 지나가는 우리를 지켜보았다. 

그들은 임무를 완수했다. 아주 훌륭하게. 

지금 러시아 인들이 올 수도 있다. 

우리들 중 힘이 있는 사람은 더 이상 없다. 

힘이 있던 마지막 사람은 지금 우리들의 머리위에 매달려 있다. 

나머지 사람들은 교수용 밧줄 몇 개만 있으면 충분할 것이다.

러시아인들이 올 수 있다. 

그들은 여기서 다만 노예들, 우리를 기다리는 무기력한 죽음에 어울리는 기운이 다 빠진 우리만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인간을 파괴하는 것은 창조하는 것만큼이나 어려운일이다. 

쉬운 일도, 간단한 일도 절대 아니지만 독일인, 당신들은 그 일에 성공했다. 

당신들의 눈앞에 온순한 우리가 있다. 

우리 때문에 두려워할 필요는 전혀 없다. 

반란 행위도, 도전적인 말도, 심판의 눈길조차 없을 테니까. p 228


서경식 선생의 책을 따라가다가 만난 프리모 레비.

이탈리아 토리노에서 태어나 토리노 대학을 최우등으로 졸업.

파시즘에 저항하는 지하조직에서 활동하다가 밀고로 체포되어 수용소로 넘겨졌다.

아우슈비츠에서 살아 남아 처참한 수용소를 증언하는 여러 권의 책을 쓴 작가가 되었다.

1987년 토리노 자택에서 돌연한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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