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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

푸른색 블루스_Super Session

by gershom 2012. 5. 1.

 

 

Mike Bloomfield, Al Kooper, Steve Stills _ Super Session 1968

 

15년간 보던 신문을 끊었다. 그동안 몇 번 신문 기사에 마음 상한적이 있었지만 그러려니 하고 넘겼었다. 며칠전 기사를 읽으며 고개를 갸웃하긴 했지만 심드렁하게 넘겼는었데, 그 기사 때문에 인터넷에선 꽤 시끄러웠던 모양이었다. 뭐 이런것 가지고 이 난리인가 생각했지.. 그 기사를 작성한 기자의 트위터가 문제였다. '내 편이 아닌 독자들을 향해 바짝 날이 서있던 비아냥과 선민의식에 황당햇다. 이건 문제될만 하다 생각했고, 울고 싶은데 뺨 때려주듯 다음날 신문에 구독료를 올린다는 공고가 난 것을 보고 바로 전화해서 그만 넣으라고 했다. 나이 사십 넘은 놈이 왠 치기인가.. 싶기도 했지만 당분간 신문 없이 살아보기로 했다..라고 생각했던 오늘 아침. 신문 없는 화장실은 견디기 힘들었다. 아이 학교 보내고 어슬렁 대다가 자전거를 타고 집 근처 편의점으로 갔다. 경향신문 있어요? 그 신문은 없는데요. 아, 예.. 결국 전철역까지 가서야 800원짜리 신문 한 부를 살 수가 있었다. 

땀 삐질삐질 흘리며 집에 돌아와 마루바닥에 신문 펼쳐놓고 오랫만에 마이크 블룸필드와 알쿠퍼의 앨범을 듣는다. 흑인 블루스와는 결이 다른 푸른색 음률들. 리마스터링 때문인가. 파생상품 중 하나로 시작했지만, 블루스의 쫀득쫀득함에 컨트리나 포크 등을 비벼 넣은 화이트블루스는 나름대로의 나와바리를 차지하게 되었다. 대서양을 몇 번 왕복하면서는 특유의 딱딱한 소리와 강한 비트까지 더해져 록음악으로 발전할 수 있는 뿌리 역할도 하고. 로버트 존슨의 미발표곡을 찾아 삼만리. 크로스로드로 갔지만 곡 찾기에 실패해서 악마의 경연장으로 향할 수 밖에 없었던 백인 꼬마 랄프 마치오가 우여곡절 끝에 기타의 달인 버틀러경을 물리치고 로버트 존슨의 곡 없이도 새로운 길을 찾은 것 처럼. 

애써 사 온 신문에 별 읽을만한 내용이 없어 뭐하러 땀 흘리며 전철역까지 갔던고. 몇년만에 수퍼한 세션들의 소리 들으며 생각 복잡한 노동절 아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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