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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

하루에 한가지 즐거움_일일일락

by gershom 2012. 5. 11.


일일일락 _ 황인숙 / 선현경 _ 마음산책


하루 하루 살아가는 일상을 어렵지 않은 생활의 언어로 담백하게 쓴 책. 그래서 더 깊게 느껴진다. 하루에 한 페이지. 짧은 글이지만 단어와 문장 사이, 행과 문단 사이에는 글로 다 표현하지 못한 정경, 느낌, 감성, 이야기가 담겨 있다. 그런 것들을 찾아서 고개 끄덕이며 읽다보면 희한하게도 성별, 나이, 환경, 하는일 몽땅 다 다른 글쓴이에게 공감하고 동질감마저 느끼게 된다. 사실 고양이에게 먹이주고. 친구들과 한강변을 걷고. 뽀글뽀글 파마 만 머리에 스카프를 쓴 채 커피를 마시는 한가로운 일상속에 뭐 대단한 일들이 있을까만. 글쓴이의 단조로와 보이는 삶은 우리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믿고있는 많은 것들에 대한 집착이나. 움켜쥐고 있는 욕망처럼. 많은것들을 스스로 포기하고 얻어 낸 귀한 것 아닌가. 한가롭지만 여유롭지 않은 삶. 이게 말이 되는지는 모르겠지만. 글쓴이는 이렇게 얻어낸 한가로운 하루를 치열하게 살아가며 글로 쌓아서 한페이지씩 차곡차곡 담았다. 따라서 글은 짧지만 페이지에 머무는 시간은 길다. 빠듯한 예산에 마음에 드는 방을 찾아 헤메다가 어렵게 구해서 흐뭇해 하던 순간. 8억이 넘는 집을 아무렇지도 않게 계약하는 신혼 커플을 보며 부러워했던 날의 글 제목은 왈츠와 블루스. 글쓴이는 아마 Somebody, Loan me a dime을 보즈 스캑스의의 진득한 목소리로 들었을지도 모르겠다. 아쉬운 점. 일러스트가 글과 겉도는 느낌이다.


동네란 말이 어색하게 느껴지는 아파트 단지에 산 지 벌써 20년. 오전에 책 읽다가 볕이 너무 좋아 비실비실 나가서 아파트 구석에 앉아 찍짹대는 새소리 들으며 담배 한 대 피운다. 비슷비슷하게 보이지만 서로 다른 모습과 매력을 감추고 있던 골목 많았던 옛 동네를 문득 떠올리게 되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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