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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

겨울 다 지나갔다네 _ 겨울 나그네

by gershom 2012. 3. 22.

 

 

Winterreise 겨울나그네 _ 피터 피어스/벤저민 브리튼 _ Decca, 1963년
 
세상에 태어나서 살아가는 것이 전세집 사는 것과 마찬가지 아닌가.. 생각하다가 겨울 나그네가 생각이 났다. 겨울 다 지나갔는데! 인생은 나그네 길. 어디서 왔다가 어디로 가는가? 최희준 선생이 아니라 디스카우의 멋진 목소리로 음악을 듣다가 다시 피터 피어스의 음반으로 바꾸어봤다. 오늘같이 햇볕이 맑은 날에 어울리는 목소리. 딱 딱 떨어지는 독일어 가사가 처량한 멜로디를 타고 햇빛 사이로 투명하게 퍼지고 있...이라고 멋있게 표현하려고 했는데, 노먼 레브레히트의 '클래식, 그 은밀한 삶..'이라는 책에서 이 음반을 언급한 게 기억이 나서 찾아 보니 이런 글이 나오네.. 제길.. 
 
 피어스는 가곡 분야에서 완벽한 모습을 보인 적이 거의 없었다. 높은 음을 오를 때면 음성이 뒤틀리거나 짖어지고, 낮은 음역에서는 그르렁거리거나 킁킁대는 소리가 난다. 그의 음성은 콧구멍이 영 막혀버린 것은 아닐까 생각하게 할 만큼 비음이다... 피어스의 가창이 얼마나 형편 없는지 확인하려면 '보리수'(제5곡)에서 벌레가 기어가듯 슬렁슬렁 하는 그의 프레이징을 한스 호터나 디트리히 피셔 디스카우 같은 동시대 거장들이 들려주는 또렷또렷한 프레이징과 비교해보는 것으로 충분하다.... 피학적 쾌감을 즐기는 사람들에게는 데카의 레전드 시리즈로 발매된 이 음반이야말로 더들리의 풍자극보다 두 배는 더 웃긴 코미디다. p437~438

봄에 듣는 겨울 나그네도 나쁘지 않다.. 마음이 추워서 그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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