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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

20170216

by gershom 2020. 10. 11.

 

예전에는 강원도 출신을 '비탈'이라는 별명으로 불렀다고 하지.
지금도 그러는지는 모르겠지만.

오수봉(吳壽峯)은 강원도 중에서도 산간벽지 출신.
태어난 곳이 산으로 둘러싸인 꼭대기라 이름을 그리 지었다.
주위엔 학교가 없어 할 수 없이 고등학교를 춘천으로 진학했다고 한다.
고등학교를 다니는 3년 내내 왕따에 외톨이였던 이유는
그의 내성적이고 소심한 성격 때문이기도 했지만,
이름도 들어보지 못한 두메 오지 출신이었던 탓이 크다.
소심한 성격의 내성적 소년이 빠져들었던 건 록 음악.
졸업 후. 동창들이 만든 록 밴드에서 몇 년간 노래를 부르게 되었다.
리더인 기타치던 친구는 돈이 많은 집안 출신이라 늘 친구들에게 밥을 샀는데,
멤버들이 제일 좋아하던 메뉴인 돼지불고기 백반을 팀 이름으로 지었었다.
자신이 늘 밥을 산다는 것을 팀원들이 잊지 말라는 뜻에서
팀이름은 '불백 사봤어'라고 지었는데,
나중에 일본에서 한국으로 건너와 한국 사이키델릭 음악을 연주하던
일본인 밴드 '곱창전골'과 함께 음식 이름을 팀 명으로 지은 팀으로 유명해졌다.

하지만 이 만남은 오래가지 못하고 오수봉과 기타 친구는 크게 싸운 뒤 
결국 헤어지고 말았는데, 기타를 치던 친구가 오수봉을 고등학교 내내 
가장 심하게 괴롭히던 친구였었기에 애저녁에 예상되는 일이었기도 했다..

일인즉슨.
밴드의 보컬이자 프론트맨인 오수봉의 인기가 밴드보다 더 커지자, 
자존심 상한 기타 친구가 어느날 오수봉이 제일 싫어하는 별명인 
'오지'라고 심하게 놀렸던게 바로 밴드의 붕괴를 촉발시켰다.
수면 아래에 잠겨 있던 불화가 표면적으로 불거졌던 사건.
당연한 듯 자신을 놀리고 멸시하는 멤버들에게 오수봉은 
지금껏 참아오던 화를 폭발하듯 퍼붓고 사표를 던지버렸다.
복수를 다짐한 그는 춘천뿐만 아니라 주위 가평과 홍천까지 
발을 넓혀 멤버를 모아서 밴드를 만들었다.
지긋지긋한 컴플렉스를 극복하고자 자신의 별명 '오지'를
밴드 이름으로 내세웠는데, 아이러니 하게도 원래 몸담았던 
동창밴드인 불백사봤어보다 훨씬 큰 반향을 얻고 서울로 진출하는 성공을 이룬다.

그러나 호사다마라고 할까.
상경하기 위해 탔던 고속버스가 남한강 주변에서 사고가 나서
멤버들 중 가장 어린나이의 기타리스트 동생이 목숨을 잃고 만다.
가장 어려울 때 도움을 주고 힘을 내라며 격려해주던 기타리스트 동생을 잊지 못하고 
알콜중독자 처럼 매일 밤 취해서 서울 가리봉 오거리를 휘청대던 오수봉.
그를 구해준 사람은 이재익(李在益 영문 Jake. E. Lee)라는 
영국인 아버지와 한국인 엄마 사이에서 자란 기타리스트였다.
좁디 좁은 가리봉동 쪽방에 둘러 앉아 오수봉, 이재익, 
베이스와 작곡을 주로 맡아하던 박대지 세 사람은 
데릴 사위로 들어간 집에서 학대 받다가 결국 살인자가 되어 버린
오수봉과 같은 강원도 출신인 박대지 집안의 전설같은 이야기를 노래로 만든다.

화전민으로 살던 박씨. 하지만 화전으로 밭을 아무리 열심히 일구어도 
계속 가난에 시달렸는데 그에게는 똘똘한 아들이 하나 있었다. 
이렇게 가난하게 고생하느니 끼니나마 챙겨 먹을 수 있다는 얘기를 듣고 
아들을 그동네에서 방귀 좀 뀐다는 문씨 집안의 노비로 보냈는데, 
박씨 아들은 인물 좋고 심성 바른 청년으로 자라났다. 
여러 집에서 박총각을 노렸지만 결국 문씨 집안이 그를 데릴사위로 낚아갔는데. 
사위가 되었어도 천한 화전민 출신이라는 이유로
박씨 총각을 노비 부리듯 멸시하고 학대를 했던 문씨 집안.
몇 십년을 멸시를 참으며 살던 박씨 청년은 자기를 격려해주던 아내가 세상을 떠나는 일이 벌어지고
아내 없이 혼자 남은 데릴사위를 노비 부리듯이 못살게 굴던 문씨 집안을 증오한 나머지
어느 추운 겨울 산속으로 나무를 하러 쫓겨난 박씨가 이성을 상실한 늑대인간으로 변해
문씨 집안 사람들을 죽이고 자신도 자살하고 마는 이야기 전설.
그래서 제목도 문씨 집안의 박씨..
영어로다가 ‘Bark at the Moon’ 로 짓고 공전의 힛트를 기록하여
‘오지’ 오수봉 선생은 결국 록음악의 스타가 되어버렸다는
전설같은 이야기같은 전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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