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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

색 바랜 꿈 _American Dreams

by gershom 2012. 5. 19.

Charlie Haden with Michael Brecker_American Dreams


미국에 가보고 싶다고 생각한 적은 한 번도 없는데, 이 음반을 듣고 있으면 자동차 한 대 렌트해서 미국을 가로질러 횡단 여행을 해보고 싶어진다. 어쩌면 에드워드 호퍼 그림에 나오는 것 같은 주유소에서 기름 넣고, 휴게소에서 커피 마시고, 모텔에 묵게 될지도 모르지. 해가 지는 평원을 가로지르는 동안 두번째 트랙 Travels의 마이클 브레커의 색소폰 소리가 흘러나오면 볼륨을 크게 키운 다음 조수석에 앉아 대시보드에 발을 올려놓고 멍하니 창밖을 쳐다보는 상상을 한다. 


넓게 펼쳐진 초원에 있는 그림같은 집 하나. 그 집으로 다가서면 집 주인장이 총 겨누면서 무슨 일로 왔냐고 물어볼지도 모른다. 도시에서도 마찬가지. 산책한답시고 남의 집 앞 괜히 얼쩡거리다가 경찰 출동했다는 얘기를 들은 기억이 있다. 집 앞에는 집앞을 왔다갔다 하지 말라는 표지판도 붙어 있었다는데 관광객이 그런 걸 알 턱이 있나. 내가 뺏은 집은 내 힘으로 지키리라는 아메리칸 스피릿을 알 수 있는 에피소드.. 그런 아메리칸 스피릿으로 원주민들 몰살시킨 자리에 피어오른 아메리칸 드림. 박힌돌 무자비하게 빼낸 굴러온 돌들의 파이오니어 정신은 지금 세계 곳곳에서 핏빛 아메리칸 드림으로 채색되어 빛나고 있다.


한번쯤은 가보고 싶은 미국 횡단 여행. 악당같은 쉐리하고 안톤 쉬거같은 인물만 조심하면 멋진 여행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