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태어난 다음 날, 네 아빠는 회사 각 팀마다 돌아다니며
칠판에 동녘 동자와 빛날 휘자를 써놓고 씩 웃었어.
모두가 네가 태어난 것을 축하하고 웃으며 인사를 했지.
그때가 97년이었던가..
네 아빠와 내가 회사를 나와서 함께 사무실을 만들고 일할때
너 가끔 엄마 손 붙잡고 사무실로 찾아 왔잖니.
초등학교때인가 뽀뽀하면 돈 준다고 하면 잠시 망설이다가
재빨리 뺨에 뽀뽀하곤 쑥스러운듯 씩 웃던 얼굴이 생각난다.
돈 때문에 한게 아니라 아저씨가 실망할까봐 그랬던 거 다 안다.
넌 참 예쁘고 착한 소년으로 자라났구나.
네 아빠와 내가 의견차이로 헤어진 뒤에도
컴퓨터에 저장되어 있는 네 사진이 가끔씩 불쑥 튀어나오면
이사진 저사진 다시 꺼내보며 아저씨 가슴이 조금 아팠어.
벌써 일 년이 지났네.
아저씨가 너 보고 싶어 하는거 알고 있지?
언젠가 다시 만나겠지.
그때까지 잘 지내라.
모든 육체는 풀과 같고, 그 모든 영광은 풀의 꽃과 같다.
플은 마르고 꽃은 떨어지되 주님의 말씀은 영원히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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